2015년 12월 22일 화요일

비 합리적 사고

합리적 과 비합리적 이라는 말의 주관적인 판단의 기준이 무엇인가

그 고민을 하고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되는것일까

출근길에 서울대 학생 하나가 죽어나갔다(?)는 글을 보고 그저

"살아갈 에너지를 공부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학습으로 소진한
  불쌍한 영혼 하나 떠났구나..." 했고

2015년 못 먹은 과메기를 먹고 만족스런 기분으로 집으로 오던길

슬쩍 스친 기사의 내용이 기분나빠 찾아보게 되었다.


"죽는다는 것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합리적인 일은 아닙니다. 이걸 주제로 쓴 글이 ‘글쓰기의 기초’ 수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제 유서에 써도 괜찮은 내용일 겁니다. 제가 아는 경우에 대해서, 자살은 삶의 고통이 죽음의 고통보다 클 때 일어납니다다분히 경제적인 사고의 소산입니다."

순간 눈에 보인것은  "죽는다는 것이.....다분히 경제적인 사고의 소산입니다." 였다

어떤 씹쎄끼가 살고 죽는 문제를 경제적 가치와 교환관계로 표현했는지 확 기분이 나빴고

그래서 찾아본 기사

....니미랄.... 자살한 스무살짜리의 유서에 나온 이야기였다

좌절이다....


"자살은 삶의 고통이 죽음의 고통보다 클 때 일어납니다"

경제적으로 표현하면

"효용이 가치를 초과한때 선택을 한다"를 지 마음대로 해석한 결과이다

결국은 죽는것의 효용이 미래의 가치보다 컸다는 말이고

이 무슨 개소리인가  "가치"란

철학적으로 "아직 만들어지지 않은 것에 대한 기대"를 의미한다

현실의 효용이라 수치적으로 판단할 수 도 있고 이래 저래 평가 가능하지만

니들이 이야기하는 가치란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음에도 겨우 그정도 지식으로 가치를 판단하다니...

차라리 너 인생의 비루함이나

그 삶의 기대가 없음에 대한 좌절을 이야기 했다면 동감도 하고 그랬을 것이데.....



유서라고 써넣은 내용을 보면 지지리도 행복을 느껴보지 못 했으나

쓸데 없는 지식이 넘쳐났고

그 지식을 융화시켜 채득화 하지 못한 "비 지식인" 이자 "철 없음"의 결정판을 느낀다

하늘로 떠난 사람이라 욕은 해주지 못하겠으니 안타깝다 표현해 주겠으나

살아 있었다면 욕 한바가지 들이 부어주고 싶었다.

세상이 비 합리적이라 합리적이고자 떠났는가

잘했다!

부모에 대한 미안함 한줄 없다는 것과

자신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보다(당연히...) 다른사람의 시각이 반 이상인 유서는

욕이 우러나고

불쌍해서 눈물이 글썽인다

"사는 건 그런거니 참아보았어야 한다...." 라는 개같은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젊은 것들은 살아야 한다

늙은것들을 쳐 죽이는 일이 있어서 젊은 것 들은 살아야 한다

내가 생각하는 합리적인 사고는 그런거다

적당히 살다가 디져야 겠다는 생각을 하는 저녁.....






"유서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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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유서를 퍼뜨려 주세요. 

**이 형이 딱 이맘때에 떠난 것 같아서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오늘이군요. 생명과학부 12 월 18 일엔 뭔가 있나 봅니다. 저도 형을 따라가려고요. 

힘들고 부끄러운 20 년이었습니다. 저를 힘들게 만든 건 이 사회고, 저를 부끄럽게 만든 건 제 자신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괜찮습니다. 더 이상 힘들고 부끄러운 일은 없습니다. 지금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입니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남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죽으면 안 된다.” 엄마도 친구도 그러더군요. 하지만 이는 저더러 빨리 죽으라는 과격한 표현에 불과합니다. 저를 힘들게 만든 게 누구입니까. 이 사회, 그리고 이를 구성하는 ‘남은 사람들’입니다.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못 하고, 나를 괴롭힌 그들을 위해서 죽지 못하다니요. 

죽는다는 것이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만큼 비합리적인 일은 아닙니다. 이걸 주제로 쓴 글이 ‘글쓰기의 기초’ 수업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으니 제 유서에 써도 괜찮은 내용일 겁니다. 제가 아는 경우에 대해서, 자살은 삶의 고통이 죽음의 고통보다 클 때 일어납니다. 다분히 경제적인 사고의 소산입니다.

말이야 이렇게 했지만, 그렇다고 저를 너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으로 보지는 말아 주십시오. 20년이나 세상에 꺾이지 않고 살 수 있던 건 저와 제 주위 사람들에 대한 사랑 때문입니다. 아직 날갯짓 한 번 못 한 제가 아까워 잠실대교에서 발걸음을 돌렸고, 제가 떠나면 가슴 아파 할 동생과 친구들을 위해 옥상에서 내려온 게 수 차례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힘이 듭니다. 동시에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제 자신과 세상에 대한 분노가 너무 큰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이만 꺾일 때도 됐습니다. 

무엇이 저를 이리 힘들게 했을까요 

제가 일생동안 추구했던 가치는 합리입니다. 저는 합리를 논리 연산의 결과라 생각합니다. 어느 행위가 합리적이라 판단하는 것은 여러 논리에서 합리적이라고 규정하는 것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합리는 저의 합리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그렇다고 그걸 비합리라고 재단할 수 있는가 하면 또 아닙니다. 그것들도 엄밀히 논리의 소산입니다. 먼저 태어난 자, 가진 자, 힘 있는 자의 논리에 굴복하는 것이 이 사회의 합리입니다. 제 개인적으론 비합리라 여길 수 있어도 사회에서는 그 비합리가 모범답안입니다.

저와는 너무도 다른 이 세상에서 버티고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돌이켜보면 좋은 기억이 없는 건 아닙니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꼽으라면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작년 가을에 무작정 여권 하나 들고 홀로 일본을 갔다 온 일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에 제주도에서 돌아온 다음 날의 일입니다. 즐거운 여행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건 보통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그날 들은 수업은 너무나도 흥미로웠습니다. 먼저 생물학 시간에 인간과 미생물의 상호관계를 배우고 너무나 감명 받았습니다. 인간과 미생물은 정말 넓은 분야에 깊게 상호작용 하고 있었습니다. 연달아 있는 서양사 수업에서는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배웠습니다. 유물론적 사관에 익숙한 저에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8 동을 나오는 길에 든 생각이 잠자리까지 이어졌습니다. 베버는 '직업으로서의 학문'에서 학문을 하는 것은 정신적 귀족이 되는 것이라 표현했습니다. 그때만큼은 제가 그 정신적 귀족이 된 느낌이었습니다. 서로 수저 색깔을 논하는 이 세상에서 저는 독야청청 ‘금전두엽’을 가진 듯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금전두엽을 가지지도 못했으며, 생존을 결정하는 것은 전두엽 색깔이 아닌 수저 색깔이군요.

맛있는 걸 먹고 싶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목이 너무 말라 맥주를 찾았지만 필스너우르켈은 없고 기네스뿐이어서 관뒀습니다. 처갓집 양념치킨을 먹고 싶지만 먹으면 메탄올의 흡수 속도가 떨어질까 봐 먹지 못하겠네요.

혹시 제가 실패하더라도 저는 여러분을 볼 수 없을 겁니다. 눈을 잃게 되거든요. 오셔서 손이나 잡고 위로해 주십시오. 많이 힘들 겁니다. 

제가 성공한다면 억지로라도 기뻐해 주세요. 저는 그토록 바라던 걸 이뤘고 고통에서 해방됐습니다. 그리고 오셔서 부조 좀 해 주세요. 사랑하는 우리 동생 **이가 닭다리 하나나 더 뜯을 수 있게 해 주세요.

마지막으론 감사를 전해야겠습니다. 우울증은 상담치료와 약물치료로 완화됩니다. 상담치료로썬 환자의 말을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도 있지만 ‘실질적’인 위로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근거도 없는 ‘다 잘 될 거야’ 식의 위로는 오히려 독입니다. 여러분의 사랑하는 사람이 우울증으로 괴로워 할 때 저런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실질적인 위안이 된 사람으로 둘이 기억나네요. 하나는 **누나입니다. “힘들 때 전화해, 우리 가까이 살잖아.” 이 한마디로 전 몇 개월을 버텼습니다. 전화를 한 적은 없지만, 전화를 할 사람이 있다는 것, 그것도 이렇게 멋진 사람이 날 위로해줄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힘이 됐습니다. 누나 정말 고마워. 미안해. 결국 전화를 하지 못했네... 

다른 하나는 ***입니다. ***도 정말 좋은 사람입니다. 질문 하나 할 때도 매번 안부 물어봐 주고 이것저것 챙겨다 주고 고마웠습니다. 또 제가 약대 준비할 땐 교재도 빌려 주고 결과 발표 일시도 상기시켜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도와줬습니다. 약대 붙으면 맛있는 스시를 사기로 했는데, 결국엔 사지 못하게 됐네요. 고맙고 미안해... 행복하게 지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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