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27일 토요일

가족때문에 산다는 그 말도 안되는 소리

새벽에 잠은 안오고 ...
아라얼굴 함보고 마눌님 팔뚝 만지막(?) 거리다가....
딩굴딩굴 하다가 끄적 거려본다.



가끔 술을 마시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갑자기 초딩버젼의 철학이야기가 나올때 가 있다. 

"왜 사나요?"

그리고 삼십대 중반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에 대한 변명(?)을 마련하지 못한 

불쌍하고 순수한 영혼을 접할때면 깜짝 놀라곤 한다.

아.... 그 질문을 한 사람을 보고 놀라는 것은 아니다

질문을 한 인간은 적어도 사는 이유에 대하여 뭔가 소설을 쓰려고 노력이나 하고 있으니

그나마 나은 축이다 싶다.

내가 가슴아픈 사람은 

"애들하고 가족들 때문에 살지...내가 먹여살려야 하고....뭐라뭐라 블라블라블라~"

이미 소설은 완성했는데 이게 너무 통속 적이고 이유도 없다는 것에 있다.

그저 마당깊은집 같은 과거 드라마의 가부장적 아버지들이 술에 떡이 되서 

지껄이는 의미 없는 너스레같으다.

솔직히 이렇게 이야기 해주고 싶었다

"...조까세요"

하지만 맨탈이 깨지고 말이 길어질까봐 침묵한다.



그럼 나는 가족을 위해 살고 있지 않은가?  

아니다. 나도 와이프가 있고 초딩 아들과 10년 차이나는 둘째가 있다.

그들도 아주 중요한 내 삶의 이유다. 어쩌면 진정 그들때문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거부한다.

왜?

....가족때문에 내가 삶을 살고있다고 하면... 

그럼 39살에 결혼하지 않은 내 친구들은 뭔가?

그 논리대로한다면 

결혼하고 아이들을 낳지 않는(자의던 타의던) 친구들은 

나의 삶보다 그들의 삶의 이유가 비교적 가벼운건가?

고아원에서 자라 이세상 홀홀 단신으로 사는 많은 사람들은 삶의 의미가 없는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내가 이때까지 한번도 가족(오직 그것)만이 

내 삶의 이유라고 생각한 적이 없음에 

그럼 나는 쓰레기 인건가?  

그러기에는 뭔가 말이 않된다.


나는 나를 위해 살았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것이다.

나는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가족은 나를 사랑해 준다. 

나는 내 맨탈 유지를 위해서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나 조직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그들이 유지, 관리 될 수 있도록 

경제적, 정신적 지원을 하는데 있어서 일말의 궁금증도 없다.


나는 내가 사랑한 또는 사랑할 대상이 필요하다.  

예를들어 최근 태어난 둘째 아라. 아직 말 도 못하는 만 1.5세, 너무나 사랑스럽다.

이제 자기 의사를 몸짓과 표정으로 표현하고  

가끔 귀찮은 것은 쌩까는 방법을 배우고 있는 

그 짓거리들이 어찌나 귀여운지 말도 못하겠다.


"왜 꾸역꾸역 사느냐"의 질문에 해답은 

"왜 죽지 않고 찌질하게 살아 있느냐"는 질문으로 바꾸면 

아주 명확하고 확연하다.

나와 관계된 관계망이 유지 되고 있고 그 관계를 유지 하는것이 나를 위함이고 

그 위함으로 내가 죽지 않는(살아가는) 이유는 명확해 진다.

"가족때문에 산다" 라는 말의 함정은 이거다. 


사람마다 자신의 영혼과 육체의 생존을 위해서 유지하는 관계들은 다양하다.

그런데 "가족때문에 산다" 라는 형님의 조언은  폭력적이다.

아직 결혼할 시기가 아닌 또는 능력이 안되는(돈이던 이성이던) 20대는 

어쩌면 감수성에 따라 사는 이유에 대한 고민이 더 많을 수 있다.

거기다가 이력서 100통에 취업도 안되고 집에 돈도 없고 

군대 전역할때는 다 됬고  대학원갈 머리가 안된다면 "아....못살겠다" 할 만하지 않은가

결국 아무것도 없는 사람에게 "가족"을 만들기 위해  

취업+연애+결혼+출산  4종 셋트를 언능 하라는, 

먼저 가진이의 오만함이라는 생각

그래야 너도 정상적인 인간이라고...삶의 이유가 있는것이라고 

그러니 결국  "가족의 가장으로써 회사를 다니고 있는 이 인간의 말 인즉슨..."

취업 못하는 너는 찌질한 인간이고

결혼 안하는 너는 이상한 인간이고

애를 낳지 않는 너네들은 인간이 덜된 거라고....





평소 내가 가족때문에 이 고생을 하면서 

회사를 다닌다고 하는 사람은 내 글을 보고 짜증을 낼지도 모르겠다.

35살까지는 인정(맞다는게 아니라 아직 나이가 그 나이라 어느정도 인정한다는...이해 한다는 말과 다르다)

하지만 나이 드실만큼 드신분들이라면 

"그저 우리가 게을러서 평소에 생각없이 살고 있는거에요"

라고 말해줄께요



씨바...어짜피 니놈도 애들하고 마누라때문에 산다는 말은 똑 같지 않느냐!  
알량한 말장난으로 장난 하느냐!

맞습니다!!

지금 나는 졸라 잘난척을 하고 있는거에요

눈치를 까셨다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그런데 그거 하나만 생각해 봤으면 한다.

프로그래밍을 할때  구조를 어떻게 잡느냐. 

즉 인터페이스를 사용하느냐 아니면 그냥 static 하게 메서드에 프로그램을 하느냐에 따라 

재활용을 하거나 구조변경시 메인을 박살내고 뜯어야 하느냐 

아니면 외곽만 수정을 하느냐가 결정된다.

잘 설계된 프로그램은 적은 수정만으로 큰 영향없이 운영이 가능하다.


사는 이유는 아주 근본적인 철학의 과제다. 

전문대학이라도 나왔다면 교양시간에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고 

살다보면 한번씩 입에 올려는 본 내용이다, 

그런데 이 근본적인 내용에 대한 고민이 덜 되어 있다면 (구조가 잘 설계되지 않았다면)

작은 변경에 너무 큰 수정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위험이 있다.


간단하게 ... 

만약

이혼을 했다면?  멘붕이다...어쩔것인가

사랑하던 사람이 사고로 죽었다. 어쩔것인가



하고싶은 이야기는 이거다

최소한의 자기 보호 - 이기적인 부분 보다 주변인 보호를 위해  - ,

자신을 중심에 놓은 삶에 대해서 고민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인터페이스 설계, 구현)

이기적인 것이 아니고 이타적인것이고  현명한 판단이어야 한다.

이혼을 하고 재혼을 하더라도 

타이트커플링된 삶의 이유를 찟어 발기다가 박살이 나는 일은 방지해야  

부모님까지 멘붕이 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만약 새로운 사람을 만나 재 출발할때라도 

그(새로만난) 사람을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부모님대에 4남매중 2명이 목사, 고모님은 목사사모
4촌들은 온통 장로아들과 결혼, 또는 목사....뭐뭐...

내가 결혼할때 워낙 말들이 많았다. 

"그따위로 해서 되겠느냐고."   이말은 당시에 생각했을때 저주다

"너같은 놈은 결혼해도 얼마 못살아"  뭐 이렇게 

나는 내 결혼식에 나의 부모님을 모시지 못했다.

아버지는 오기 싫다고 하셨고 어머니는 아버지를 어길 수 없다고 하셨다.

....

장인장모에게 조금 쪽팔렸다.

하지만

고마웠다. 

드디어 독립이다. 

지긋 지긋하게  내 삶의 지분을 주장하던 그분들이 알아서 떨어져 나갔다


결혼 후 14년이 된 지금. 아무도 나에게 그때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왜?  내가 잘 살고 있으니까, 그들의 저주 대로 이혼하지 않고 살고 있으니까!   

뭐라고 할껀데?  (내가 이겼다~ 만세~~~  -.-;;)

그리고 느즈막히 이렇게 말한다 

"가족이 있으니 열심히 살으라고...."

...아...차마 가족에게 엿을 날릴 수 없으니 참기는 하지만....여하간 그러하다


그렇다고 지금 내가 부모님을 보지 않거나 집안에 분란이 있는건 아니다.

때 되면 부모님댁에 찾아가고 손자 손녀 보고 싶어서 나이드신 부모님은 전화를 하신다.

언제 내려오냐고!!!

그런거다.  

나보다 더한 인간들 많다... 다 들 진상을 떨면서 살아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게 된 순간 세상 살기 참 편했다

대충 살아서 날로 먹어지는 인생이 아닌거다.

졸라 진지하게 살아야 한다. 

돈 많이 버는것과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내가 사는 이야기...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사는 이야기 그런거

끝.


댓글 3개:

  1. 몽고디비 샤딩 읽으려고 들어왔다가 이것저것 읽다가네요. 뭔가 글이 다 재밌어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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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슷한 2인.. 전 MongoDB Architecturing 보러왔다가 -_-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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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고마워요... 닥치는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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