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남길까...
살면서 이런 저런 감정을 느끼긴 했었지만
그 무게를 이해 하기에는 경험이 모자라고 아이의 머리를 가진터라 잘 알지 못했다
강북에 살면서 성북역 근처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강 어딘가의 다리가 이유없이 무너졌다는 방송과
등교하던 학생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강북에 있는것이 다행이라고 하며 웃었더랬고
길음동에 버스가 정류장을 덥쳐 등교를 위해 기다리던 학생들의
터진뇌가 교복위에 널브러진 것을 보고 식겁했지만
저 버스정류장에 내가 서있지 않았다는것에 안도 했으며
백화점이 무너지고 500명이 넘게 죽어나가도 TV를 보면서 그저 그냥 그러했다
가슴아픈 사연도 많았고 슬프기도 하였으나 지금 내 머리속에 큰 상처로 남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
결혼을 하고 가족을 이루고 아이가 생기며 많은 것을 배웠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모르는게 약일 때가 있다고 했던가
타인의 죽음이 그사람의 죽음으로 느껴지지 않고
당신 또는 너의 죽음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나이
부인을 잃은 남편의 눈물
아이를 잃은 아빠의 눈물
감정이 들어간다
그리고 눈물이 흐른다
술 마실때면 누차 이야기하지만
사람은 아는만큼 이해하고
그만큼 만 고민하고
그만큼 만 행동하고
그래서 그만큼 만 성숙한다.
TV에 쓰래기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상한 이야기들과
매번 바뀌는 정부의 발표
자식이 아플까봐 이미 너무 흥분해버린 부모들의 절규
모두 흘려보낸다....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감정을 ...쉽게...가볍게....느끼기란 쉽지 않아서
가끔 사랑의 리퀘스트를 보지 않는다며
비겁한 변명을 하는 친구나 내 와이프에게 이런말을 한다
"너 나 나나 비겁 한 것이지 무슨 변명이 필요하냐고"
사람의 죽음이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것은
내가 아직 그 감정을 이해 하지 못하는 것이지
보니까 슬퍼서 더 안본다는 그 말은
내가 슬프기 싫은 것이지 다른사람의 아픔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19일 02시 현재 실종 268명...
이것도 몇시간 전에 또 바뀌었다.(몇번이나 바꾸었는지 이젠 알지도 못하겠다)
이중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망으로 나올지
얼마나 많은 이들이 극적으로 구조될지 하늘만 알 일이겠다
하지만 짧은 내 감정으로는 가장 아플것 같은 일은
몇 달 후 실종으로 남아 있을 그 많을 사람들..
세상이 비겁하다.
먹고 살겠다고... 미래에 예상되는 책임의 문제가 현실의 아픔보다 큰 사람들
결정하지 않고....물어보고...기다리고....또 물어보고...기다리고....
그렇게 사람들은 죽어간다.
결정하지 않은 사람들의 말을 그냥 받아적어 기사랍시고...
하루종일 같은 이야기만 떠들며 확인되지 않았지만 자기가 말한 것이 아닌
책임질 일 없는 내용을 그저 적어서 읽어대는 사람들
그리고 그 내용들을 그저 머리로 듣고
살다가 만나는.... 그런 큰 일 중에 하나로....
그들의 죽음으로....저 멀리 밀어놓는 사람들
내가 어렸을때 그러했던 것 처럼......
난 이제 진주의 부모님 댁에 내려가면 물어보아야 겠다
당신이 이야기한 정부에 대한 믿음의 실체 무엇인지
일국의 수장으로 뽑혔으면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국가가 소중하니까 내 나라가 조금 망가지더라고
그저 큰 흐름에 잠시 쉬어가는 쉼표일 것이라고
(이것 역시 비겁한 변명이다....가슴이 아프다..)
어찌했든 그렇게 밀어놓고 살면서 이런저런 불합리한 상황으로 회귀되는 세상을 보면서
그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핍박 받아 이만큼 만들어 놓은 세상인데...
그 훌륭했던 선배들은 먼저 다 떠나 버리고
생각하지 않고 결정하지 않고
삶의 가치가 자본에 있는 자들이 득세한 이 세상이
당신이 만들어놓고 떠나고 싶은 세상이냐고
당신 손자가 죽지 안았으니 또 그렇게 나랏말씀을 듣지 않은 사람들을 욕할 것 이냐고
자기는 작은 손해에도 파르르 떨면서 살아왔으면서
지금 당장 나와 관계 없으니 그리고 그리 살 날도 많이 남지 않았으니
내 삶의 가치는 생명연장의 꿈이라고 ....
차라리 젊은 너희들이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 외로워서
그 외로움이 분노가 되어 너희들이 좋아하는 세상이 샘나서
조금 투정부리는 것이라고...그렇게 이야기 해주면
불쌍하게라도 보아줄 것 같은데....
아는만큼만 고민하고 행동하고 살아 오셨다면
다 아실일인데...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사상이 없고
아는게 없으니
그만큼 만 고민하고 그만큼 만 행동할 뿐
자기는 아는게 없으니 고민도 없을 것이다
난 그들에게 벌을 내리고 싶다.
그 사람이 자신의 가장 가치있게 생각하는 것을 빼앗고 싶다.
살고 싶어 수백명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은 자신의 이름에 올려진 명예보다
자신의 목숨이 소중한 가치이겠으니 그것을 빼앗고 싶고
자본이 삶의 가치인 사람에게서는 돈을 빼았고
명예가 가치인 사람에게는 명예를 실추시키고
직장이나 공무원의 위치가 중요하다면 그것을 빼앗아
자신이 가치가 없는 인간임을 알게 해주고 싶다.
하지만 어찌하겠나
또 비겁한 변명으로
칼로 찔러 죽이지도 못하고
잡아다가 겁박해을 빼앗지도서 돈 못할것이고
능력이 안되니 짜르지도 못하겠지
하지만 계속 투덜대기는 하련다
최소한 내 자식들에게는 정상적인 사고를 심어 주고
그 후손이 그리고 또 그 후손이 상식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그런사람이 많이 질 때 쯤이면 좋은 세상이 만들어 지지 않을까
생각없고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그리고 불신이라는 씨앗이 심어졌고
그 불신은 자라 자식들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불안함에 떠밀린 부모들을 흥분시켰다
그리고 그 흥분에 꼭두각시 놀음을 하는 대통령 덕분에
생각없고 선택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두번째 단추를 잘 못 끼웠다
이제 이 악순환의 고리는
마구잡이로 열심히만 하자라는 막무가내가 될 것이고
또 다른 희생자들이 나올 것 이라는 생각은 불경스러운 생각인 것일까
지금의 흥분이 가라앉아 자식을 가슴에 품은 부모들이
세상을 향해 자신의 아픔을 알아달라고 소리칠때
지금과는 싹 바뀐얼굴로 그들을 핍박할 것이 분명한데
그런세상을 만들어 놓았는데....
많은 사람이 구조 되어 나오더라도
많은 사람의 죽음이 뒤 따를 것이 분명하겠기에
이렇게 엔트로피가 증가하면 결과는 붕괘일 것이다.
이제 더이상 이 세대에서 연대와 책임에 대한 이야기는 사치가 될 것이고
이미 자본적이고 자신만을 우주의 중심에 둔 많은 사람들은
슬픈 이야기를 떠나 더욱더 자신만을 사랑하겠지
1994학번 올해 마흔
나는 응답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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