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0일 화요일

게스트하우스의 파티에 대한 기억


2012년 21코스 연결로

한창 올레길 붐이 일던 시기 도착한 제주



게하에 들어가 수더분한 형님과 인사하고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던 중

랜트카에서 여자둘 남자둘의 한무리가 도착

양손 가득 봉지에는 술과 고기등 먹을 거리가 있었고

너무나 당연하다는양 저녁에 파티안하냐며...

쥔장 형님과 썩은 웃음을 교환하고

저녁에 불픠워주고 즈들끼리 먹게 그냥 방치



다음날은 조용조용한 남여 몇몇이 따로 따로 도착

저녁시간 형님이 냉동실에 짱박아둔 고기를 꺼내고

라면을 끓이고 이리저리 주섬주섬 모아 간소하지만

긴시간 서로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고

흥이 오른 누군가는 폰에서 나오는 노래에 바운스를 튕기던 ...



게스트 하우스의 주인은 호스트였다

게스트는 말 그대로 여행중 하루 쉬었다갈 손님이

씼고 먹고 정보를 교환하고 등대고 잘 공간만 제공하면 그만 이였다.

그래서 저렴했고 사람들끼리 맞으면 같이 가고 같이 먹고

아니면 조용히 자기의 시간을 가지던 개인적인 공간 이였다



올레길이 흥하면서 서비스의 질은 팬션에

가격은 싸게 지내고 싶은 사람들과

가벼운 주머니에 하루이틀 관광삼아 케리어를 끌고온 사람들이

이성을 만나서 술한잔 하는 재미를 찾기 시작했고

때마침

육지사람들의 엄청난 유입과 우우죽순 생겨난 게스트하우스에 의해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심해지면서 1세대 게스트하우스 들은 적당한 가격에 돈을 벌고 빠져 버렸다

그 이후  아프X카, 산티X고 등등의 유명한 파티 게하들의 모델을 그대로 답습한 많은 숙소가 생겼고

가끔 썸이나 지분거림 정도로 끝나던 이성간의  충돌은 사고와 사건으로 커져 갔다




나처럼 배낭매고 땀에 절은 게스트가 도착해서

세탁기 돌리는데 눈치를 봐야하는곳이 생겼고
(오해말자 좋은곳도 많다.)

대화의 시간에 자신의 여행이야기 보다

족보 이야기 회사이야기 연애 이야기가 우선으로 오르내리게 되었다

1년에 한두번 정도 찾아가던 나는 가끔 조용하면서 나름의 기준으로 운영하던

많은 게스트하우스가 사라지는것을 보았고 안타까웠다

개인적으로 특히나 해오름게하...

북카페였던 사이게스트하우스와 한라산게스트하우스는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수 하시기도 했고 폐업하기도 했다.)



호스트가 주인인 게스트하우스의 파티를 본것이 오래된 것 같다

게스트들 끼리 모여 짝짓기 놀이 하듯 서로 호구조사를 하고

술을 주량넘어 벌컥대는 시간은 어느정도 없어 졌으면 좋겠다



전날 짱박아 뒸던 모든 소주와 맥주를 털어먹고

새벽까지 같이 달렸던 전우(?)들과

호스트형님이 끓여주던 해장라면을 먹던 시절이 그립다.


2018년 2월 11일 일요일

아는게 아는게 아닌

살아온 시간이 늘어날수록

알면 알수록 모르는게 많아지고

알면 알수록 고통스러워 질까

40대를 지나고 몇 년

여행지에서 또는 회사 근처에서 만나다 보면

대부분 껍대를 뒤집어쓴 자신의 모습과

여행지에서 괴리되어 있는 자신의 모습에서 혼동을 느낀다 (나또한)


안나푸르나 어라운드 이후 나는 한달의 시간을 그냥 쉬기로 했다

ABC를 가지는 못했으나   못 한게 아니라 안 한다고 마음 먹고 접어버렸고

온전히 2주간의 포카라 생활을 즐겼다